들어가며
약 2년 전, ‘성장’이라는 키워드에 진절머리가 나서 나에게 성장이란 대체 어떤 의미인지, 어떤 방향인지 정리했었다. 2025년의 나에게는 성장이 어떤 의미로 바뀌었을지 다시 돌아보고자 한다.
Self Integrity
최근 자기 자신에게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져보고 깊이 고민해보는 Self Integrity 회고를 경험하게 되었다. 새벽 2시 쯤, 어두운 방안에서 미리 정해진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해보며 바로 생각나는 답을 마구 적어보았고, 회고 모임에서 주고받은 질문들을 통해 생각해보지 못한 깊이까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여기에 모두 적을 수는 없지만, 이 회고를 통해 나에게 중요한 가치와 나의 삶을 어떻게 핸들링해야할지 찾아가는 좋은 계기가 되어 성장을 돌아보기 전 정리해보려고 한다.

나에게 중요한 가치는?
연말, 신년을 맞아 프로젝트를 같이했던 멤버들, 혼자서 회고와 계획들을 세웠는데, 그것을 가장 잘 설명하는 키워드는 ‘자유’였다. 자유롭게 생각하고, 자유롭게 시도하기.
나에겐 자유가 있어야 삶을 주도적으로, 적극적으로 살아갈 힘이 생겨난다는 것을 최근 깨닫고 있다. 호기심, 관심사, 나의 강점을 발휘할 정신적, 시간적 여유와 그것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은 나에게 소중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에 중요하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버티는 자가 강한 것이다’, ‘일단 버텨라’라는 말들을 듣고 보며 어찌저찌 버텨가는 하루하루는 내게 남는 것이 크게 없었던 것 같다. 버티는 하루하루는 사람을 수동적으로 살아가게 만든다. ‘어떻게 하면 오늘 하루가 무사히 끝날까’에 집중하게 되고,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내가 될까’는 생각하지 못하게 된다.
나를 돌아보면,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들에 설레어하며 시도해보고, 나의 상상력들을 발휘하고 있을 때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 쌩뚱맞아도 뭔가 하려고 시도해봤던 시간들, ‘내가 해도 될까?’ 싶지만 용기내어 했던 작은 것들이 지금의 나를 설명하는 일부가 된 것 같다.
그래서 ‘나만 힘든게 아니다, 버티자’는 말은 그만 되뇌이고, 삶의 주도권을 잡고 살아가고 싶다.


‘기대’는 사람을 다르게 만든다.
나의 미래에 대한 기대도 없고, 내 주변 모든 것에 대한 기대가 없다면 그 삶은 결코 행복하기 어렵다. 기대감이란 정말로 엄청난 것이다.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다’는 기대는 매일 매일을 기다리게 만들기도 한다. 작년, 내 주변에 꿈이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반짝 반짝 빛이 난다고 생각했다. 같은 시간, 공간에서 빛나는 모습을 보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꿈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미래를 그리고, 자신을 믿으려고 하며, 기대감을 안고 살아간다. 최근 ‘Be Your Future Self Now’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내가 느꼈던 ‘기대’에 대한 완벽한 문장이 나온다 : “Without hope in your future, your present loss meaning.”
‘난 안될거야’, ‘내가 할 수 있을까?’, ‘또 흐지부지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자신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을 할 때 신뢰 자산을 쌓는 것처럼, 나 자신에게도 신뢰 자산을 쌓아야한다.
정말로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그려보고, 집중하면 지금의 힘든 일들도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는 일이라면 덜 고통스럽고, 그만둬야하는데 단기 보상 심리로 끊지 못하는 일들도 줄여나갈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꿈이 머냐구요? 그건 비밀 …)
have to 보다는 want to
작년의 야심찬 계획들은 ‘이것도 챙기고싶고, 저것도 하고 싶다.’에서 ‘이것도, 저것도 해야하는데…’로 변질되어갔다. 가끔은 내가 선택하려고 했던 선택지를 환경이 달라지면서 망설이고, 번복하게 되기도 한다. 더 그럴듯한 내 모습을 위해 이것저것을 챙겨야한다고 생각하기보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내가 정말로 원하고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걸 다 잘하며 살아갈 수는 없다.
The clearer you are on where you want to go, the less distracted you’ll be by endless options. - Be Your FUTURE SELF Now, Benjamin, Jr. Hardy
이상적 자기, 현실적 자기, 당위적 자기 사이의 괴리는 누구나 있지만, 행복한 사람들일 수록 이상적 자기 ↔ 현실적 자기, 당위적 자기 ↔ 현실적 자기 사이의 괴리가 적다.
행복은 현실 자기와 당위적 자기의 괴리보다는, 현실 자기와 이상적 자기의 괴리 정도와 훨씬 강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살아가깁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때 행복이 찾아온다느 점을 시사한다. … 행복한 사람은 당위의 영역을 줄이고 이상의 영역을 넓히는 삶의 기술을 발휘하면서 살아간다. - 굿라이프, 최인철
그래서 2025ver. 나에게 성장이란 무엇인가?
그래 자유와 꿈이 있는 삶, 그걸 기반으로 하루하루를 기대하며 살아가는 삶, 수동적이지 않고 주도권을 쥐고 살아가는 삶이 너에게 행복한 삶인 건 알겠는데. 그래서 너에게 성장이 뭐라고..? 왜 성장해야 할까?
일단, ‘성장을 왜 해야하지?’라는 질문이 맴도는 사람들은, 아직 ‘되고 싶은 나’가 명확히 정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어떤 기술을 익히고 어떤 자격증을 따고, 어떤 지식을 갖는 것이 성장이 아니라, 사람마다의 성장은 모두 다른 것이다.
2023년 적었던 나의 성장
보러가기: (https://wave-to-palebluedot.vercel.app/4e360e698d164031b43a62304d0b22d3 (opens in a new tab))
- 의사 결정에 망설임 없이 자신만의 기준을 갖고 결정을 내리는 것.
- 여러 지식과 정보들을 잘 조합해서 사용하는 것
- 전문성을 가진 하나의 분야가 있는 것. 이 때 전문성이란, 남들이 잘 알지 못하는 부분까지 이해하고 있는 것
- 막혔을 때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것에 두려움이 없고, 노련한 것
-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은 방식인지 판단할 줄 아는 것.
- 그러한 자신의 판단에 근거가 있는 것
글을 적다 생각나서 찾아본.. 1년 차였던 신입 개발자의 내가 생각했던 성장의 방향성이다. bold 표시된 부분들은 그 당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인데, 100%는 아니고, 가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여전히 두렵기도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기준에 꽤나 가까워졌다고 생각되어 뿌듯하고, 방향성을 정리해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2025 ver.
- 내가 어렵다고 느끼거나 회피하고 있는 영역, 기술, 활동들을 인식하고 한두발자국 시도해보고 익숙해지는 것
- 나의 comfort zone을 넓히고 이를 바탕으로 역량을 더 잘 발휘하는 사람
- 잘하는 것만 하거나, 알고있는 지식만을 사용하지 않고 새로운 기술, 방식을 찾아보는 사람
- 우선순위를 잘 매기고 선택과 집중 잘하는 사람
-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존중을 바탕으로 소통하는 사람
- 나에 대한 신뢰가 높은 사람
- 어떤 목표를 가지더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
- 선택보다 선택 이후의 행동에 더 책임감있게 임하는 사람
2023년에는 개발자로서의 성장에 집중했지만, 올해는 일과 삶 전반적으로 고민해보았다.
몇 년 뒤에 다시 또 성장 키워드 회고를 해보며 오늘처럼 뿌듯함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사실 신년 목표를 8개나 세워버렸는데, 위의 항목들을 바탕으로 액션 아이템을 잘 정의해볼 수 있을 것 같다!